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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일기/수영

아직도 돈을 걷는 수영장이 있다니(feat. 떡값)

by Hanny.H.S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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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같은 수업을 듣는 분이 오시더니 다음 주가 스승의 날이니 만 원을 현금으로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네.' 대답은 했지만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학교 선생님에게 촌지를 드리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한 가지 선택은 돈을 내지 않는 것.

- 그랬을 떄의 장점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 해봤자 만 원. 

- 단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회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소문이 날 것이 뻔하다. 특히 내가 다니는 수영장은 목욕탕, 헬스장, 골프장 등 여러 스포츠 센터가 종합상가같은 건물에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그런 곳에서 만 원 아끼겠다고 돈을 내지 않는다면 오히려 내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의 선택은 돈을 내는 것이겠지.

- 그랬을 때의 장점은 내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그래도 몇 년 해본 결과 내가 절실히 느낀 건 마음이 불편한 것보다 몸이 불편한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떡값이라고도 불리는 돈을 모아서 선생님한테 드렸을 때 그래도 누가 돈을 냈는지 결국엔 알게되지 않을까. 강습 받을 때 괜히 책잡히고 싶지 않은 마음에 돈을 드렸다.

- 돈을 냈을 때의 단점이라면 글쎼, 이런 악습에 결국은 순응했다는 점이 아닐까. 돈의 액수를 떠나서 (사실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단지 귀찮을 뿐) 이런 문화가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어느새 이런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내 또래의 수강생 몇 분에게 물어봤을 때 굳이 내야하나며 당당하게 돈을 안내겠다고 말씀하신 분을 보고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얘기할 줄 아는 사람이네.'라는 생각이 든 동시에 '왜 단체 생활에서 개인 활동을 하지?'라는 의문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생각 중에서 후자의 비중이 좀 더 컸다. 

 

다른 시간대의 수강생들은 오후 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 선생님이랑 회식도 하고 저녁도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회원과 함께 사석에서 모임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다. 다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모든 수강생이 적극적이고 회식에 동의할 때에만 이루어지는 것 같다. (또는 총무가 필히 참석하라고 요구하는 경우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반은 돈 뿐만 아니라 케이크에 손편지까지 준비해서 드린다고 한다. 

 

어쨌든 이 곳에는 설,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스승의 날에는 일명 떡값을 내는 문화가 존재하지만 비교적 강습료가 저렴하다. 그래도 아직까지 할줌마들의 텃세를 느낀 적이 없고 선생님도 나름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 어디를 가든 장단점이 존재하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곳의 장점은 단점을 상쇄하기에 충분하기에 계속 다닐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다음 떡값은 추석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