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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부처님 오신 날 절에 가서 기도하기

by Hanny.H.S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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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하고 시원한 여름 날씨였다.

 

모처럼 우리 네 가족이 함께 이동을 했다. 오빠 차를 타고 집 근처에 있는 혜원정사라는 절에 가서 등을 달기로 했다. 오전 10시 20분에 출발을 했는데 도로에 차가 많아서 절에도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을 했다. 산 밑턱에서 주차를 하고 절에 올라가는 길에 혜원정사로 가는 듯한 사람들을 보았다. 절에 가까워 질수록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정말 정신이 1도 없어서 어떻게 법당 안에 들어갔다 나왔는지 모르겠다. 분명 우리 네 가족이 함께 들어갔는데 어느샌가 뿔뿔이 흩어져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심지어 핸드폰을 차에 놓고 나와서 연락도 되지 않았다. 나는 법당에 들어간 엄마가 나오길 기다리다 올라온 화를 누르고 혼자 터벅터벅 걸어 내려갔다. 

 

주차한 곳에 다다랐을 때쯤 엄마가 나를 보고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먼저 내려왔을 거라 생각했던 내가 보이지 않아 꽤나 걱정을 한 모양이다. 오빠도 나를 찾아 다시 절로 올라가고 있었나보다. 엄마가 오빠한테 전화를 걸어 나를 찾았다며 다시 차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아빠도 더위에 지쳐 큰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고 계셨다. 그렇게 다시 모인 바퀴벌레 가족은 다시 차를 타고 또 다른 절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부산대학교 안에 위치한 달마사였다. 이 곳은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다닌 절이다. 자주 오진 않았지만 부처님 오신 날이나 큰 일이 있을 때면 부모님께서는 종종 이 곳에 와서 기도를 하곤 하셨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가파른 오르막길을 자랑하는 곳이기에 차가 없이는 가기 힘든 곳이다. 절에 들어가니 스님과 절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입구에서 요구르트를 나눠주셨다.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이요 2개. 오랜만에 이요를 보니 정감이 갔다. 덥기도 하고 목이 말라 오빠와 하나씩 한 입에 털어넣었다. 이 곳에는 혜원정사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아 좀 여유롭게 법당에 들어가서 삼배도 하고 앉아있을 수 있었다.

 

기도를 마치고 나서 법당을 나와 옆 건물에서 가족 다같이 공양을 했다. 냉면 그릇에 산채비빔밥이 담겨있었고 작은 국그릇에는 동치미가 있었다. 소박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메뉴였기에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다. 오랫동안 절을 다니신 부모님은 스님과도 안면이 있는 듯하다. 나오는 길에 스님과 인사를 나누시더니 안부를 물으시곤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종교가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비판하지도 않지만 내가 믿는 신이 있다는 것만으로 가끔은 이해가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을 살아가게 해주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사는 궁극적인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붙는 것 같다. 이 대학을 나온다면, 이 직업을 가진다면, 이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그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정 내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잘 알고 탐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함을 느끼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 

 

결국 등은 못 달았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