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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차이코프스키의 아내]광기어린 집착이 낳은 결말

by Hanny.H.S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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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제작은 마친 것 같은데 2024년 5월에 개봉한 영화 '차이코프스키의 아내.' 예고편이 재미있어 보여서 그 날 바로 예매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음악가 차이코프스키가 아닌 그 아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상영 시간은 2시간 23분. 혹시라도 너무 자극적이거나 야한 장면이 나올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야하다는 느낌을 주는 장면은 없어서 안심하고 끝까지 영화를 시청했다.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게 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 차이코프스키의 아내는 왜 이혼하지 않았을까. 극 중에서 안토니나(차이코프스키의 아내)는 차이코프스키의 돈이나 명성에는 무지했고 실제로도 그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오직 차이코프스키라는 사람만을 바라보며 그이는 내 남편이기 때문에 절대 이혼할 수 없다고 한다.

 

여느 부부라도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돈과 명예보다는 그 사람만을 보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안토니나는 동성애자인 차이코프스키가 계속해서 잠자리를 거부하는 데도 자기가 차이코프스키의 아내라고 말하며 이혼을 완강히 거부한다.  

 

현재도 동성애가 완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곳이 존재하는데 하물며 19세기 러시아에서는 사회악으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오로지 차이코프스키의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의 여동생은 그 사실을 알고 안토니나에게 오빠를 놓아주라며 설득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차이코프스키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아내가 아니라 음악을 위한 자유가 아니었을까. 

 

두 번째, 안토니나는 이혼을 하지 않았음에도 왜 정절을 지키지 않았을까.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었던 이유가 차이코프스키의 돈과 명예가 아닌 그 사람 때문이었다면 적어도 그 사람을 향한 변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데 안토니나는 다른 사람과 동침을 하면서 세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모두 고아원에 보낸다. 이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안토니나의 정신 세계가 궁금했다.

 

그게 아니라면 안토니나가 차이코프스키에게 복수심을 품고 이혼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안토니나도 차이코프스키가 그녀에게 매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더 사랑받고 싶어했고 그가 그녀를 피할수록 독기와 오기를 품고 그의 아내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영화 엔딩에서 안토니나는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안토니나는 차이코프스키에게 청혼을 할 때도 자신과 결혼해주지 않으면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퍼트릴 것이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여러 정황을 미루어 보았을 때 차이코프스키를 향한 안토니나의 사랑은 광기어리고 집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관계에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차이코프스키에게 쏟을 관심을 조금이라도 그녀 자신에게 돌렸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