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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취준기록

대기업 퇴사 후 박사 되기

by Hanny.H.S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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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시간 고민했던 일을 기록하려 한다.

 

 참 사람 인생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대학원 생각 1도 없던 내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입학해서 졸업을 한 지도 3년이 지났다. 시간 참 빠르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 나를 찾아주는 회사에 입사하여 즐거운 회사 생활도 해봤고 돌연 퇴사도 해봤다. 생각해보면 뒤도 안돌아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내 자신이 대단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하다. 이직할 자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확실한 진로가 결정된 상태도 아니었다. 아무튼 회사 생활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번에 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왜 내가 박사 과정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에 대해서 기록하려 한다.

 

 사실 나는 박사 과정 입학 결정하기까지 참 많은 고민을 했다. 그 이유는 석사 과정에서의 기억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마냥 즐거웠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줄곧 힘든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대학원에서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왜 대학원생이 '노예'라고 불리는지, 곰에 붙잡힌 대학원생은 풀어주어야 마땅하다는 말을 듣는지 이해할 것이다. 문과 출신인 나는 랩실 생활을 처음으로 경험해봤고 선후배간의 위계질서, 지도교수님을 향한 애증의 감정도 느껴보았다. 박사까지도 기대하고 입학한 대학원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이번 생은 석사까지인가보다 하고 체념했었다. 그런데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다시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이유는 나는 아직까지 무언가를 공부하고 연구를 하는 게 더 좋다. 내가 생각한 가설이 사실일 때 내 예측이 맞았다는 희열을 느꼈고 사실이 아닐 때는 새롭게 도출된 결과가 흥미로웠다. 필요할 때는 일반인이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해외 학술 대회에서 내가 쓴 논문을 발표하면서 여러 관점의 견해를 공유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순수하게 학문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조용한 도서관에서 낡은 종이 냄새를 맡으며 책을 읽는 것도 좋았다. 기획한 의도가 아무리 좋았어도 매출이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하는 회사원으로서는 느끼지 못할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다시 학생으로서 누려보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대학 시절을 돌이켜보면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는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는 잘 누리고 다녔지만 동아리, 봉사활동, 서포터즈와 같은 대외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고 관련된 정보가 부족했다. 그런데 졸업을 한지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지 않았던 것에 미련이 남는다. 그리고 그런 대외활동의 대부분은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을 위한 것이어서 졸업생 신분인 지금보다는 대학원생이 되었을 때 참가할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은 교수가 되기 위함이다. 물론 이것도 나의 희망사항이고 대학교 교수 TO가 줄어드는 현시점에서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정승제 생선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 풀리지 않더라도 행복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 강사가 되더라도 학생들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한다면 보람있을 것 같다. 교수의 주된 업무는 강의가 아니라 연구이지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학생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도 나에게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여기에 다 적을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이러한 계기로 인해 나는 박사 과정에 진학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큰일이다. 앞으로 틈이 날 때마다 박사 도전기를 기록해보도록 하겠다.